버스를 기다리고 있는데
정류장 의자에 70 중반쯤 되어 보이는 수수한 시골 할머니 차림의 한 분이
서 있는 나를 지긋이 쳐다보시더니 입을 떼신다.
"여기 앉아"
"버스가 오고 있어요"
"세련되고 이뻐" 하며 줄곧 보신다.
연세 드신 할머니가 세련이라는 단어를 쓰시는데 놀랍고
나의 외모를 알아보시는데 놀랐다.
이쁘다는 말을 참 많이도 들으며 살았건만
잠시 넋이 나갈 정도로 무아지경에 빠져서는
세 정거장에서 갈아타야 하는 걸 지나친 것까지는 이해가 되건만
기사님에게 당당하게 이 버스 노선이 바뀌었어요? 하고 묻다가
몇 마디나 기사님과 주고받는 중에 제정신이 들어와서는
갈아타야 되는데 제가 우겼네요 " 그럴 수 있죠" 하하하~~
길 잃어버리겠다 순간 걱정 하며 왜 이러지 상황을 거슬러 보다 아!
그래도 그렇지, 맛이 가고 있나 보아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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