오늘

이게 뭐야(일기)

꽂지 2024. 1. 12. 21:31

한 권사님이 슬그머니 대형사고를 쳐서

이 정도로 복구

내가 시내라도 나갔더라면 빨리 가지 못하여 얼마나 동동 거리고 있었겠어

다리가 후들후들 떨리네

 

상황인즉 꽃들을 다 뽑아 잘라 버리고 안 시들은 꽃만 아깝다고 버리지 못해서

몇 가지만 덩그러니 있다.  내일 마지막 특새까지 있어야 될 꽃꽂이를

홀딱 가서 망가뜨리고는 치웠노라고 전화를 한다.

"토요일 치우기로  했는데 오늘 치우면 어떡해요" 

"내일 내가 못 나오니까 내가 못하는 게 마음이 안 편해서 오늘 치웠어"

"아니 내일 특새 있는 것 몰라요."

"사고 쳐서 미안해"

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 지경을 만듦담

강대상이 두렵고 떨리지도 않는지 

말없이 혼자 와서는 번번히 꽃꽂이를 싹 없애 버리곤 하니 

된장 고추장으로 나를 무서운 사람으로 만드네

 

 

창고에 있는 이것저것  마른 소재들을 꺼내고 화분에서 꽃 몇 가지를

잘라 꽂았는데 영 속상하다. 이게 뭐람

아휴 정말 제멋대로 몸을 들이대는 용감무쌍한 사람, 부리기 힘드네

전에 누군가가 떠오르네 그 과야,

아 벌써 몇 번째야 조신하지 못하게

말없이 강대상 꽃을 후딱 없애버리곤 하니 된장 고추장이다.

 

다시는 이런 짓 하지 말라고 다그쳤지만 성격이 그러니 미덥지가 않은데

두고 봐야겠지

이렇게 나무라는 말 하기 싫은데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.

앞으로를 위해서는 필언이었어, 화를 참아가며 싫은 말 해야 하는 나는 더 힘듦

내가 애쓰는 것 보고 느낀 바가 있겠지,

최선을 다해 복구

 


원래 모양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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